요즘 펜티먼트라는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중세 바이에른 배경의 내러티브 게임인데, 역사 덕후인 개발자의 주도로 만들어진 게임이라, 중세 시대상을 체험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레드 데드 리뎀션을 할 때도 느꼈는데, 확실히 현대를 배경으로 한 게임보다는 역사 속의 한 시대를 다루는 게임이 더 흥미가 갑니다. 이런 게임을 하고 나면 역사서 몇 권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대 중반까지만 해도 매일 책을 읽었습니다. 하루 종일 잡고있진 않더라도, 그날에 읽고 있는 책이 꼭 있었죠. 주로 역사, 과학서였고 간간히 소설이나 철학서도 읽었는데, 어찌 보면 정신적으로 그때만큼 가장 맑은 때가 없었다 싶습니다. 우습지만 각종 도파민이 가득한 요즘에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마침 유튜브 구독 가격이 올라서 연장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제는 책을 즐겨 읽던 때로 돌아가보려고 합니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노력할 가치는 있지 않을까요.
요즘 가장 읽고싶은 책은 진수가 쓰고 배송지가 주석을 단 '정사 삼국지'입니다. 나관중의 역사 소설인 '삼국지연의'와 다르게 삼국시대를 기전체로 적은 역사서입니다. 중국사에 특별히 관심이 있지는 않지만 어려서부터 수십 번은 접한 삼국지연의 때문에 삼국시대는 유독 친숙합니다. 예전부터 정사를 읽고 싶은 생각은 있었는데 한참을 미뤘네요. 분량이 방대하기도 하고 글 자체가 흥미롭게 쓰인 게 아닌 딱딱한 역사서이기 때문에 맘 잡기가 쉽지 않지만 조만간 시작할 겁니다.
역사서를 긴 숨으로 읽으면서 짧게 읽을만한 책도 같이 읽으면 어떨까 합니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고등학생 때 즐겁게 읽었는데, 꽤 시간이 지나니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네요. 우주과학을 다루지만 친숙하고 쉽게 다룰 수 있게 쓰여진 책인 건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정사 삼국지를 읽으면서 다소 무거워진 머리를 풀어줄 때 흥미롭게 읽으면 좋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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