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16 국내 음반 듣기 - 허소영의 'That's all'을 들으며 허소영을 처음 들었을 때가 2018년 즈음입니다. 당시에 제법 적극적으로 재즈 음반을 찾아들었는데, 입문자나 다름없는 상태였기에 역사를 따라서 해외 음반 위주로 듣곤 했었죠. 당시 기타 선생님이 재즈 보컬리스트를 이야기를 하다가 추천해 주셔서 들었는데, 흠뻑 빠져서 오래 들었습니다. 이후 음악이랑 좀 멀리 살다 보니 잊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찾아 듣곤 합니다. 재즈 보컬을 들을 때마다 어떤 아티스트는 조금 듣기에 과한 느낌이 있는데, 허소영의 보컬은 깨끗해서 부담이 없습니다. 다른 멤버들과 조화도 훌륭하고, 담백하게 치고 빠지는 기타의 임프로비제이션도 좋고요. 요즘은 부러 국내 재즈 음반을 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명반 듣기가 시들해진 탓도 있지만, 재즈의 불모지에서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많은 연주자들을.. 2024. 2. 22. 그라펠리와 바이올린 재즈 최근에 바이올린 위주의 곡을 많이 듣습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고픈 바람으로 곧 바이올린 레슨을 받을 예정이라 그렇습니다. 현악이 주가 되는 클래식 곡을 주로 듣기 때문에 꽤 최근에 알게 된 연주자가 꽤 많은데, 사라사테나 크라이슬러가 특히 좋아 주로 듣곤 합니다. 그간 클래식을 들어도 피아노 위주의 곡들만 들었거든요. 클래식 애호가들이야 사라사테나 크라이슬러를 지금에서야 듣는다고 의아해하실 수 있겠지만, 제가 그만큼 클래식에 문외한입니다. 저는 클래식보다는 재즈를 주로 듣습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피아노를 시작으로 음악을 접하지 않아서 그런 탓도 있겠지요. 자연스럽게 가요를 듣다, 팝을 듣고, 락을 듣다가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클래식은 최근까지도 흐리멍덩한 상태였죠. 간혹 쇼팽과 베토벤의 몇몇 피아.. 2024. 2. 14.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한 때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가 누구냐는 질문에 몽크로 답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몽크를 좋아하고 자주 듣는 건 사실이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당시에도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아니었죠. 남들과는 조금 다르고픈 허세였을 겁니다. 사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는 쇼팽과 빌 에반스입니다. 이 대답 조금 더 맘에서 우러나온 솔직한 답이겠네요. 일부러 진심과 다른 답을 말한 게 우습습니다. 쇼팽과 빌 에반스의 서정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조금 진부한 생각이 들어서 그랬을 겁니다. 생각해 보면 대중의 사랑을 받는 두 대표적인 피아니스트를 사랑하는 게 딱히 흠도 아닌데 말이죠. 클래식과 재즈를 대표하는 두 피아니스트를 듣다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이 한없이 평온.. 2024. 2. 1. 물에 잉크가 번지듯이 (말러 - 교향곡 5번) 작년 이맘때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을 봤습니다. 그때 당시 그냥저냥 재밌게 봤죠. 말이 참 우스운데 딱 그 정도 감상이었습니다. '그냥저냥' 그러다 며칠 지나고 영화 속의 장면과 대사가 계속 떠오르더군요. 지금까지도 오래 곱씹을 만큼 말입니다.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영화 속 해준의 대사입니다. 이 대사 하나가 이유가 되어서 점점 영화가 좋아졌습니다. 많이 공감이 되는 대사였거든요. 당시 그냥저냥 봤던 영화는 내 기억 속에서 무르익어서 어느덧 작년에 본 가장 좋은 영화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시 곱씹으니 박찬욱의 영화 중에 가장 좋은 영화가 되었고, 이내 제가 본 한국 영화 중 가장 좋은 영화가 되었습니다... 2024. 1. 24.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