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소영을 처음 들었을 때가 2018년 즈음입니다. 당시에 제법 적극적으로 재즈 음반을 찾아들었는데, 입문자나 다름없는 상태였기에 역사를 따라서 해외 음반 위주로 듣곤 했었죠. 당시 기타 선생님이 재즈 보컬리스트를 이야기를 하다가 추천해 주셔서 들었는데, 흠뻑 빠져서 오래 들었습니다. 이후 음악이랑 좀 멀리 살다 보니 잊고 있다가 최근에 다시 찾아 듣곤 합니다. 재즈 보컬을 들을 때마다 어떤 아티스트는 조금 듣기에 과한 느낌이 있는데, 허소영의 보컬은 깨끗해서 부담이 없습니다. 다른 멤버들과 조화도 훌륭하고, 담백하게 치고 빠지는 기타의 임프로비제이션도 좋고요.
요즘은 부러 국내 재즈 음반을 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명반 듣기가 시들해진 탓도 있지만, 재즈의 불모지에서 훌륭한 연주를 들려주는 많은 연주자들을 너무 외면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재즈의 역사를 훑는 것에만 관심을 가졌지, 재즈의 현재를 살펴볼 생각은 하지 않았네요. 가끔씩 재즈클럽에 가면서 '나는 재즈를 사랑하는 사람이야'하면서 자기변명만 했을 뿐이지요.
지금 시기에 재즈를 한다는 게 얼마나 팍팍한지를 알고 있으니 조금 더 찾아 들어야겠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재즈가 빛바랜 과거의 영광일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재즈란 대중음악의 근간, 삶의 모습일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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